이보영 손나은이 나온다. 잠깐 예고편 보면 그다지 재미있어보이지는 않았다. 근데 이보영이 나보다 나이가 훨씬 많은데 나보다 젊게 보이기도해서 그냥 호기심에 줄거리를 읽어보았다. '광고대행사' 이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최근 마케팅에 관심이 많아졌는데 이 드라마를 보면 영감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보기 시작했다.
이보영의 피부가 예술이다. 물론 약간의 피부톤 보정을 한 것처럼 뿌옇게 보여서 드라마 보는 내내 조금 답답하지만 그래도 동안에 감탄하며 봤다. 그리고 손나은(강한나)가 재벌 3세로 나오는데 시원시원한 성격으로 나와서 드라마의 톤을 높여준다. 이보영은 묵직한 사이다를 날린다면 손나은은 카랑카랑한 소리를 내는 느낌이다. 어쨌든 둘의 조화가 참 좋다. 낮은 톤 높은 톤의 조화가 잘 이루어져 있다.
중간중간 나오는 카피들을 일시정지하고 읽어봤다. 정말 카피라는 걸 만들긴 어려워 보인다. 대충 '이렇게해서 카피가 만들어지는구나'하고 상상은 해볼 수 있겠다. 이창훈, 송영창 이 분들은 주로 선악이 있다면 악 쪽에 속하는 연기를 많이 하시는 걸로 기억하는데 계속 선 쪽에 있어서 좀 어색했다. 언제든 뒤통수를 칠 것만 같았다. 여기까지는 14화까지 보고 쓰는 중이다.
대행사라해서 광고에 대한 것이 많이 나올 것 같았지만 초반 PT 경쟁 때 잠시 나오고 주인공 이보영 앞에 펼쳐지는 사내 갈등 위주로 펼쳐지기 때문에 이 드라마 또한 인물간의 갈등과 사건 위주로 다룬다. 예를들어 변호사가 주인공인 드라마라면 1~2회당 사건이나 의뢰를 해결해 나가면서 중간중간 큰 대기업과 소송을 준비하고 자잘하게 꾸준히 부딪히다가 마지막 4화 정도에는 크게 싸우는 느낌인데 이 대행사라는 드라마에선 초반에 큰 광고로 한 판 붙고 이후로는 최상무와 계속 싸우기만 한다.
물론 최상무와 싸우는 것은 표면적이고 꾸준히 술을 마시고 약을 먹는다거나 주인공을 버리고 간 어머니의 모습을 자주 비춰준다던가. 그러면서 '자신과의 싸움'에 대한 것도 꽤 보여준다. 사실 이 드라마의 적은 '자기 자신'이 아닐까 싶다. 이 드라마를 보면서 느끼는 건데 '나를 미워하면 미운 나가 되고, 나를 용서하면 용서 받은 나가 된다'라는 걸 깨달았다. 솔직히 저 정도면 회사를 나오고 싶을 것 같기도 하다. 더 많은 생각들이 떠올랐지만 이 정도만 적도록 하자.
14화 부터는 옛 선배가 다시 임원으로 복귀하는데 여기서 꽤 흥미로운 점은 '목소리' 자체가 바뀐다는 것이다. 전엔 편한 선배와의 대화 느낌이었다면 지금은 직장 상사와의 대화를 하는 것처럼 분위기가 확 바뀐다. 이 드라마에서 중간중간 이런 영상미가 돋보인다. 아마 1화쯤 주인공이 혼자 집에서 맥주잔에 소주를 부어 마신 뒤 내려 놓는 찰나에 트랜지션이 이뤄지면서 직원끼리의 회식자리로 화면이 이어지는 게 너무 매력적이었던 것 같다. 그리고 손나은 옆에 있는 한준우(박영우 역)도 우직한 느낌이어서 보기 좋다.
여기까지 보면서 배운 건 사람들의 '니즈'를 충족시켜야하는 이유를 깨닫게 되는 것 같다. 머리론 알겠지만 그걸 생각하면서 드라마를 보니 조금 이해는 된다. 물론 현실과는 다르겠지만 그래도 재미있게 볼 수 있다. 여기서 회장이 그러는데 자기가 좋아하는 크림빵을 왜 제과점에서 사오냐고 묻더니 그건 자기들이 생색내고 싶어서 그러는 거다. 난 여기 크림빵을 좋아하는데 말이다. 이런식으로 말하는 장면이 있다. 나도 만약 상대에게 뭔가를 해줄 때는 둘 다 봐야겠다. 이게 나를 위한 것인지 상대를 위한 것인지. 나를 위한 것이라면 상대에 대한 반응이 내 예상과 달라도 그걸 받아들일 수 있게 될 것 같다. 반면 상대를 위한 것이라면 그것이 나에게 어떤 의미인지도 알면 좋을 것 같다.
그리고 선배의 딸이 호텔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비용이 대략 7천8백만원 정도 드나보다. 그 금액을 보고 깜짝 놀랐다. 결혼 몇 시간 하는 게 7천 8백만원이라니. 아 그리고 전혜진(조은정 역) 이 분은 처음 봤는데 연기가 맛깔나게 엉뚱미 있어서 너무 재밌다. 14화 명언 '아니 회사는 왜 직원이 회사를 다니기 싫게 만드는 걸까?' 대박.
요즘 나오는 드라마들이 과거회상씬을 밥먹듯이 하거나 아니면 매화 시작할 때마다 과거 씬을 보여주는 게 있는데 난 그런류를 안 좋아한다. 종이의 집도 다 재미있는데 반복되는 과거 씬 때문에 몰입이 덜 됐었다. 대행사는 과거 씬이 진짜 짤막하고 아주 간혹 나와서 좋다. 다만 마지막회의 과거회상 씬은 오히려 중반에 나왔어도 괜찮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긴한다. 진짜 간만에 또 재밌게 본 드라마. 16화까지 후다닥 밤새면서 봤다. 진짜 뭐가 재밌다고 말하긴 좀 그런데 그냥 재밌다.
특히 마지막화에 '정신과 약을 먹는'이라는 형용사가 나오는데 거기서 모두 손을 들고 '저도요'라는 모습에 드라마도 꽤 많은 변화를 거쳐온 것 같다. 재판 드라마 보면 허구한날 '정신과'라는게 나오는데. 사실 여기서 많이 왜곡 된 것 같다. 요즘 현대인들은 마음의 병을 많이들 앓고 있을텐데 그러한 인식 때문에 정신과에 방문하는 게 어려웠을 것 같다. 요즘엔 많이들 가더라. 그렇게라도 사는 게 더 나은 세상이 된 것 같다. 드라마 리뷰에서 점점 내 생각을 적게 되는 포스팅이 된 것 같다. 아무렴 어때. 최상무가 회사를 나갈 때 직원들이 기뻐한다거나 슬퍼한다기 보단 '미래의 내 모습'을 떠올리는 것 같아서 공감이 간다. 떠나는 최상무는 화가 나다가 그것들을 내려놓으니 마음이 한결 편해보이기도 한다.
결말이 아주 맘에 든다. 대표로 승진하고 마치 해피엔딩인 것처럼 끝날 때 '쓰읍'하는 생각이 들었다. 뭔가 해피엔딩이라기 보단 그냥 매듭 느낌이었는데 다행히 1년 후 에필로그가 나오면서 독립한 모습을 보니 '편안'하다. 이런 분위기 아주 맘에든다. 드라마 내내 이보영이 손가락을 탁탁하는 게 있는데 이런 습관 가진 주인공이 또 있다. 닥터 요한의 지성이 이런 느낌이었던 걸로 기억하는데 부부가 너무 잘어울린다. 진짜 둘이 닮아보이기도 하다. 러블리 부부. 무튼 이 드라마 무지 재밌게 봤다. OST 시작 멜로디도 너무 맘에든다. WWW 검색어를 입력해주세요 이것도 예전에 여자 커리어우먼 멋지다하면서 재밌게 봤던 기억이 있는데 딱 그 느낌으로 잘 본 것 같다.
2023.11.08~10 시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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